60일간의 나름 성공적인 다이어트를 기념하며 우선 제가 왜 운동일지를 트레이닝 일지라고 적고 있는지 설명부터 하고 싶습니다.
We Train
We don't Workout
피톨로지 유튜브를 접하고 꾸준히 영상을 보다가 눈앞의 당장의 변화에 집중한 운동(Workout)이 아니라 반복적이고 꾸준한 운동을 통한 건강한 삶을 위한 운동(Train)을 추구한다는 뜻 위의 문구에 깊은 감명을 받았습니다.
- 운동의 시작
평소에 제가 가지고 있는 질환을 소개하자면, 경미한 목디스크, 그에 따른 허리 통증, 라운드 숄더로 어깨 통증, 족저근막염, 무릎 염증 등등. 통증이란 그저 삶의 동반자였습니다.
그런데, 6월 경 어느 날 평소처럼 앉아 있다가 일어났는데 무릎 위쪽 근육에 엄청난 통증이 밀려왔습니다. 순간 십자인대 끊어진 줄 알 정도로. 근데 격한 동작을 한 것도 아니고 일어났을 뿐인데... 잠시의 시간이 지난 후 통증은 사라졌지만, 앉기 위해 무릎을 굽히는 순간 반복되는 통증에 이러다 큰일 나겠다 싶어서 인터넷을 검색하기 시작했습니다. 최초로 무릎 통증이 생기고 나서 근력 운동이 필요할 것 같아 푸시업 조금, 스쾃 조금 이렇게 되는대로 운동을 조금씩 하기 시작했습니다. 병원에도 다녀왔으나 별다른 큰 증상은 아니고 염증이 생겨서 그렇다고... 최근에 운동을 시작했냐고 묻길래 아프고 나서 운동을 했다고 대답했습니다. 그러더니 덜렁 먹는 염증약을 처방해주었습니다. 약을 먹으면서 든 생각이 이대로는 안 되겠다 싶어서 그때부터 재활운동에 대해 열심히 찾아보기 시작했습니다.
즉, 나의 운동의 시작은 재활운동부터 시작이었습니다. 체중을 줄이겠다는 목표도, 근육을 붙이고 싶은 것도 아니고 그저 아프고 싶지 않았습니다. 태생적으로 관절이 좋지 않아 항상 조금씩 아프던 게 익숙해 일반적인 통증은 그러려니 넘어가 왔지만, 발바닥과 무릎이 아프고, 목까지 아프기 시작하니 점차 몸을 가누기가 힘들어지는 것이 느껴져 견디기가 힘들어졌기 때문입니다.
그리고 그렇게 재활운동에 관심을 가지고 정보를 찾던 중에 길거리의 사람들을 다른 시선으로 바라보기 시작했습니다. 한창 더운 여름 한가운데라 헐벗은 사람들이 길거리를 활보하던 때여서 평소처럼 본능적으로 시야에 들어오는 몸매가 좋으신 여성분들을 인식하는 순간 민망해하며 시선을 돌리다가 문득 평소와는 다른 생각이 머리를 스쳤습니다. 저렇게 자신감 있게 몸매가 드러나는 의상을 입기 위해 보이지 않는 곳에서 얼마나 자신을 관리해왔을까? 그 생각이 스치자 생애 최초로 나도 저렇게 되고 싶다, 나도 부지런하고 성실해지고 싶다란 생각이 차례로 따라왔습니다.
그렇게 시간이 지나고 운동에 대한 지식을 점차 쌓아나감에 따라 점차 욕심이 커져갔습니다. 운동을 하기 시작하니 금연 스트레스도 해소되는 기분이고, 전에는 그저 아파서 싫기만 했던 운동 동작들이 뭔가 통증이 생기는만큼 활기가 생기기 시작했습니다. 진짜 어딘가 안 좋아서 생기는 통증과 근육이 쥐어짜 지며 생기는 통증은 무엇인가 결이 달랐습니다. 그리고 운동을 점점 하면서부터는 거리 위의 여성들보다 몸이 좋은 남성들에게 시선이 가기 시작했다(!). "와 몸 좋네". 부러움이 커져가고 유튜브 등에서도 바디 프로필 같은 콘텐츠들이 노출이 되며 '나도 한번 바디 프로필 찍고 싶다' 란 생각까지 들기 시작했습니다.
- 피톨로지와의 만남
그러던 와중에 피톨로지라는 유튜브 채널을 접하게 되었습니다. 피톨로지를 알게 해 준 유튜브 알고리즘은 인생의 행운이었습니다. 건강한 삶을 위한 운동, 생각하는 운동 쟁이들이라는 콘셉트 하에 영양학과 신체구조 등 전문적인 지식을 바탕으로 나도 잘못 알고 있었던 운동 상식들을 바로잡아 주는 영상들을 접하면서, 흔하게 다이어트를 하는 여느 사람들과 같이 잘못된 방향으로 갈 뻔했던 나의 운동방향을 수정할 수 있었습니다. 조금이라도 후유증이 없게, 요요가 없게, 더디더라도 의욕을 잃지 않고 꾸준히 삶을 바꿔나갈 수 있게.
사회를 살면서 외견에 전혀 휘둘리지 않을 수는 없을 테라도, 스스로의 중심을 잡고 몸을 상하게 하는 잘못된 운동을 하지 않게 말려 준 것만으로도 피톨로지를 접하게 된 것은 너무나 큰 행운이라고 생각합니다. 바디 프로필을 찍겠다는 생각은 쏙 사라졌습니다. 음식도 처음에는 다이어트 식단을 인터넷에서 엄청나게 검색하고 있었는데 무리하게 제한식을 할 생각도 사라졌습니다. 운동을 아예 하지 못해 오는 스트레스가 아니라면 다이어트를 진행하면서 좀 더 먹었다고, 어제보다 좀 더 체중이 늘었다고 마음의 여유를 잃거나 하는 일은 여태까지 없었습니다. 추석 연휴인 이 시기에도 겁이 나지 않는 것은 체중이 설사 1주, 2주 전의 체중으로 돌아간다 하더라도 내가 지난 60일간 쌓아온 나의 몸은 며칠이면 금방 복구할 수 있다는 믿음이 있기도 하고, 그깟 좀 늘어난 체중, 근육으로 채우면 된다는 생각도 들만큼 여유 있는 생각도 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
- 체중감량기
그렇다고 하더라도 일단 체중이 비만, 좋게 말해서 과체중인 것은 사실이었습니다. 키가 185.6cm인데 몸무게가 95kg에 육박했으니깐요. 그래서 시작한 다이어트가 60일간 대략 9kg의 체중을 감량한 결과를 낳았습니다.
체중을 기록하는 것도 기준이 없어서 아침에 재고, 저녁에 재고. 그저 뭔가 해야겠다는 생각에 무작정 기록하기 시작했다. 며칠 뒤에야 아침을 기준으로 기록하기 시작했다. 아침에 일어나서 화장실을 다녀오고 난 후가 제일 적게 나 가거든요. ㅎㅎ 처음 체중을 기록한 1주 정도는 정체기가 있었는데, 처음이라 좀 조급해져 다이어트 정체기에 대해 열심히 찾아봤더랬습니다. 스스로에 대한 의심을 가장 많이 했던 시기였습니다. 음식 섭취, 운동, 모두 처음 하다 보니 코치해주는 사람도 없고 해서 매일매일을 불안한 마음으로 보낼 수밖에 없었습니다. 그나마 식단과 운동 기록을 매일 하지 않았더라면 놓아버렸을지도 모르겠습니다. 그 후로 조금씩 빠지기 시작하더니, 대략 주당 1kg의 체중이 줄었는데, 생각보다 페이스가 너무 빨라서 당황스러울 정도였습니다.
식단은 아침은 어머니가 차려주시는 일반식을 먹었습니다. 어머니가 한 끼는 제대로 먹이고 싶다고 하셔서요. 그 후엔 밖에서 생활하니 도시락을 싸서 다니기 시작했습니다. 코로나 시국이라 도시락 먹을 곳이 변변찮아서 처음엔 사람들 없는 틈에 계단에서 틈틈이 먹었습니다. 냄새도 신경 쓰였고요. 그래서 처음엔 닭가슴살 위주의 도시락을 먹다가 요즘엔 보충제와 두유 드링크 쪽으로 먹고 있습니다. 아무래도 눈치가 덜 보여서 훨씬 좋습니다.
그렇게 체중이 줄어들기 시작하더니, 하루하루 다르게 줄어들기 시작했습니다. 생활에도 변화가 시작됐는데, 처음에는 칼로리를 줄이다 보니 허기가 지기 시작해서 편의점에 먹을 것을 찾아 헤매기도 했더랬습니다. 근데, 평생 본 적 없던 칼로리 영양성분표를 보고 칼로리를 보는 순간, 못 먹겠더라고요. 보통 하루 목표 칼로리를 1500~1800 칼로리로 잡아놨습니다. 식단을 표기하니 먹은 칼로리가 적나라하게 나오는데, 과자 한 봉이라도 먹는 순간 목표했던 칼로리가 오버가 돼버렸습니다. 그렇게 며칠을 편의점을 헤매다 눈물을 머금으며 그냥 걸어 나오곤 했습니다. 핸드폰으로 열심히 다이어트 간식을 검색해도 마땅히 먹을 만한 것도 없더라고요. 그리고 단백질은 무엇을 먹어야 하는지도 몰라서 편의점에서 파는 2+1 닭가슴살을 우선적으로 먹었습니다. 레디 투 드링크라고 RTD 제품들도 먹었고. 지금 생각하면 참 돈 낭비를 심하게 했었습니다. 정보가 조금 쌓인 지금은 허기짐도 사라졌고 가성비가 높은 식품들을 위주로 안정적인 식단을 유지하고 있는 느낌입니다.
2021.09.18 - [DAILY TRAINING/건강식품] - 믿고 먹는 단백질 : 저먼 프로트 8000
2021.09.14 - [DAILY TRAINING/건강식품] - 점심 메뉴가 택배 왔다(매일 두유 식이섬유)
족저근막염도 가끔 걷기도 힘들 만큼의 통증이 오긴 하지만 버틸만하고, 무릎도 고만고만합니다. 목과 허리, 어깨는 많이 나아져서 통증이 많이 사라졌습니다. 운동하는 만치 더 편해지고 있어서 가뿐해지는 기분이네요.
운동은 경제적인 부분이 부담이 되기도 하고 처음부터 무턱대고 헬스장에 갔는데 안 가서 돈 낭비가 되는 것이 싫어서 홈트레이닝으로 시작했습니다. 처음에는 나이키 트레이닝 어플로 시작을 했는데, 2달이 지난 지금까지도 꾸준히 프로그램이 짜준 플랜에 따라 열심히 운동하고 있습니다. 점차 살이 빠지고 근력이 붙어서 운동이 조금 더 하고 싶어 졌을 때 저항 밴드 운동이 싸고 좋을 것 같아서 저항 밴드와 풀업 밴드를 구매했습니다. 혼자 하는 것은 텐션이 떨어지기 쉬운 것 같아서 저는 프로그램이 짜여 있는 홈트 어플을 많이 선호했습니다. 그러다가 몸이 뭉치고 불균형이 심한 걸 해소하기 위해서 폼 룰러 어플도 깔았고요. 요즘 운동은 3개의 어플을 동시에 쓰고 있습니다.
2021.09.13 - [DAILY TRAINING/운동용품] - App Review
2021.09.14 - [DAILY TRAINING/운동용품] - Equipment Review
2021.09.16 - [DAILY TRAINING/운동용품] - APP : Fitify Foam Roller Review
다이어트가 성공적인 이유를 생각해보면, 사실 저도 맞는 방향으로 잘 가고 있는 것인지 매일 고민합니다. 9킬로 정도 뺄 수 있었던 건 그런 고민을 멈추지 않아서 일까요? 몸이 변화하는 것에 따라 매일 똑같은 루틴을 고집하지 않고 먹는 것에도, 운동하는 것에도 조금씩 변화를 주면서 해왔기 때문에 몸이 적응할 틈이 없이 감량이 되건 아닌가 라는 생각을 합니다. 나이키 트레이닝이 매일 다른 운동을 제공해줘서 매일 몸의 다른 부위를 자극해주니깐요. 저처럼 운동 지식이 부족하고 반복되는 것이 조금 지루하신 분들은 위의 어플들을 활용하시는 것을 추천드립니다.
- 앞으로의 목표
60일에 9kg. 수치를 보면 기분은 좋은 것은 사실입니다. 하지만 애초에 몸무게를 목표로 삼은 것이 아니라서 더욱 기분이 좋은 사실이 있는데, 제가 제일 좋아하는 셔츠를 이제 입을 수 있다는 것입니다.
비포 앤 애프터. 앞은 안구테러인 것을 압니다. 죄송합니다. 그래서 여태까지 눈바디 기록은 공개하지 않았는데, 이번 한 번만 처음이자 마지막으로 공개하고자 합니다. 처음으로 몸을 기록했던 7월 22일. 저것도 부기가 1킬로 정도 빠진 걸 찍은 겁니다. 처음에는 도저히 못 찍을 수준이라서요. 가운데는 최근 9월 14일. 1주일 단위로 몸을 기록했습니다. 매일 찍을까 고민했는데 매일 몸의 차이가 눈에 보일까 싶어서 일주일 간격으로 찍기로 했습니다. 몸의 라인이 좀 가늘어지고 처진 배가 좀 올라간 것 같은 느낌이 듭니다. 피부도 좀 좋아졌고. 몸을 기록하면서 처음 알았는데 몸의 불균형이 상당하다는 것을 알게 되었습니다. 뒤에는 좋아하는 옷이 몸에 맞길래 찍어본 오늘의 셀카. 셀카는 너무 어렵습니다.
열심히 달려온 나 자신이 그래도 무엇인가를 증명해낸 것 같아서 기분이 좋습니다. 앞으로도 무언가 구체적인 목표를 삼지는 않을 생각입니다. 그저 조금씩 달라지는 나 자신을 느끼고 싶습니다. 요즘은 갑자기 클라이밍을 하고 싶어 졌습니다. 아직은 택도 없지만, 하고 싶은 운동이 생긴 것만 해도 저에겐 큰 변화라서 가끔 깜짝깜짝 놀라고 있습니다. 그리고 몸의 불균형을 좀 해소할 운동을 찾고 있습니다. 이렇게 좀 더 건강한 몸을 만들어 건강한 생각을 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 추상적이지만 저의 목표입니다. 아 그나마 구체적인 목표가 있다면 10월 말경 사촌동생 결혼식, 그리고 11월 말 동창 결혼식이 있고 동창 결혼식에는 사회를 보기로 했는데, 그때까진 좀 더 멋있는 모습으로 가꾸는 것이 구체적이라면 구체적인 목표다.
막연하고 어려운 일 일수도 있다고 생각하지만, 변화하는 지금에 만족하고 다가올 변화한 미래가 기대되는 요즘, 나는 행복합니다. 행복의 방법은 다들 다르겠지만, 그 방법들에 공통점이 있다면 바로 지금에 충실하게 자신을 만드는 점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래서 주제넘지만
야!
너두 할 수 있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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