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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신없이 하루를 보내고, 또 하루를 보내는
살아낸다는 힘겨운 일을 반복하다 보면
어느샌가 온통 싯노랗게 변해버린 은행나무가
밤의 가로등 빛을 받아 가을이 왔음을 강하게 주장할 때야만 알아
계절이 오고 감을 느끼지 못하고 그저 지내왔던 지난날
문득 삶의 태엽을 조금 느리게 감아 걸어보는 익숙한 길 위에
아주 살포시 어설프게 노랗게 익은 나뭇잎들이 손을 흔든 게 바로 어제인데
오늘은 온통 구수한 냄새가 길 위에 지천으로 깔려
조금 느린 덕에 가을을 온전히 맞이하여 더욱 풍성해지는 마음
나는 지금 가을의 입구에 서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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